기사 / 뉴스핌

[추원식의 시선] 격하가 아니라 승격이다...공소청은 견제받지 않는 '제3의 권력'

2026.10.23. 뉴스핌에 법무법인 YK 추원식 대표변호사의 기고문이 게재되었습니다.

 

법무법인 YK 추원식 대표변호사

 

검찰청이 문을 닫고 공소청이 출범하자 정치권은 검찰 권력을 덜어냈다고 말한다. 그러나 수사는 경찰과 중대범죄수사청으로 흩어진 반면 영장 청구와 기소라는 형사절차의 두 관문은 수사 책임마저 내려놓은 공소청 한 곳에 모였다. 견제받지 않는 공소권은 수사의 세계에서 가장 무서운 최종 권력이며, 이제 국민은 수사기관과 법원 사이에 선 '제3의 권력' 공소청을 주목해야 한다.

 

수사의 끝은 기소다. 아무리 공들인 수사도 법정에 서지 못하면 기록철로 남을 뿐이다. 수사의 시작도 다르지 않다. 강제수사의 문은 영장이 연다. 헌법 제12조 제3항은 영장을 "검사의 신청에 의하여 법관이 발부"하도록 정하고 있다. 개정 형사소송법은 공소청 검사가 독자적으로 영장을 청구하지 못하게 했다. 하지만 경찰과 중수청이 신청한 영장도 검사가 청구하지 않으면 법원에 닿지 못한다. 수사의 입구와 출구를 모두 공소청이 지키는 셈이다.

 

그간 검찰이 비판받은 이유는 분명하다. 정치 사건과 부패 사건마다 무기력하다는 비판과 편파적이라는 의심이 뒤따랐다. 그 뿌리에는 한 조직이 수사도 하고 기소도 하는 구조가 있었다. 직접 수사한 사건을 불기소하면 수사 실패를 자인하는 꼴이 된다. 그러니 스스로 벌인 수사는 기소로 끝맺을 수밖에 없는 묘한 역학이 작동했다. 경찰이 송치한 사건을 다시 수사해 결론을 내야 하는 부담도 컸다. 수사와 기소의 분리는 이 모순을 끊어냈다.

 

모순이 사라진 자리에는 새 구도가 들어섰다. 경찰과 중수청은 행정안전부에, 공소청은 법무부에 속한다. 수사하는 기관과 기소를 정하는 기관이 서로 무관하거나 때로 대립한다. 공소청은 남의 수사를 심사하는 심판석에 앉았다. 어느 나라든 검사의 본령은 기소 여부를 정하고 공소를 유지하는 데 있다. 검찰은 격하된 것이 아니다. 군더더기를 덜고 가장 순수한 형태의 공소권만 쥐었다.

 

보완수사권 논란도 같은 눈으로 봐야 한다. 지난 7월 국회를 통과한 개정 형사소송법은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를 없애고 보완수사 요구권과 재수사 요구권만 남겼다. 흔히 권한 축소로 읽힌다. 그러나 직접 보완수사를 하면 그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한다. '이만큼 수사했으니 기소해야 한다'는 내부 압력도 생긴다. 이제는 그 압력도 책임도 없다. 기록이 미흡하면 돌려보내고, 확신이 서지 않으면 불기소하면 그만이다. 결정권은 그대로인데 결정에 따르는 부담만 사라졌다.

2026.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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