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 한국경제

개인정보 유출이 반복되는 진짜 이유 [현민석의 페어플레이]

2026.10.06. 한국경제에 법무법인 YK 현민석 변호사의 기고문 게재되었습니다.

 

 

서울에 사는 30대 직장인 A씨. A씨는 재작년 봄 미용의료 앱으로 눈매 교정 상담을 신청했다. 얼굴 사진을 올리고, 어떤 시술을 왜 받고 싶은지, 어느 병원의 어느 의사에게 받고 싶은지까지 적었다. 그해 가을에는 설레는 마음으로 유명 결혼정보회사에도 가입했다.

그런데 그날 적은 가입신청서는 A씨 평생에 가장 길었다. 이름과 생년월일을 시작으로 신장과 체중, 혈액형과 같은 신체 정보를 적고, 종교와 혼인 경력, 형제 중 몇째인지 같은 가정사까지 기재했다. 뒤이어 최종 학력과 직장, 연봉과 재산, 부모의 재력까지 소위 스펙이라 불리는 정보도 모두 적었다. 보통의 연애였다면 한참 뒤에나 공유되었을 정보들이지만 A씨는 좋은 배우자감을 소개받으려면 어쩔 수 없다는 생각에 첫날 매칭 매니저에게 모두 제공했다.

그런데 A씨의 그 많은 정보는 지금 다 어디에 있는 것일까. 최근 언론 보도에 의하면 미용의료 플랫폼 강남언니(운영사 힐링페이퍼)에서는 이용자 22만 명의 상담 내역과 상담용 사진이 유출되었다고 한다. 결혼정보회사 듀오에서도 지난해 1월 정회원 42만7,464명의 프로필이 해킹당했다. 회원들은 그로부터 1년 3개월이나 지난 올해 4월에야 그 사실을 통지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SK텔레콤과 롯데카드, 쿠팡에서도 유출 사고가 연이어 터진 뒤여서 이런 뉴스는 이제 새삼스럽지도 않다.

소비자들은 유출 통지를 받아도 탈퇴는커녕 '개인정보는 공공재'라는 자조 섞인 농담을 하며 비밀번호조차 바꾸지 않는다. 유출은 되풀이되는데 분노는 사라진 것이다. 그런데 유출이 되풀이되는 원인도 소비자가 분노하지 않는 이유도 사실은 하나다. 그 정보로 돈을 버는 쪽과 유출로 손해를 보는 쪽이 다르기 때문이다.

 

내밀한 정보일수록 비싸


강남언니와 듀오는 업종이 다르지만 파는 것은 같다. 강남언니는 시술을 하지 않는다. 어떤 시술을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병원에 알려 주고 광고비를 받는다. 듀오도 결혼을 시켜 주지 않는다. 회원의 프로필을 다른 회원에게 제공하고 가입비를 받는다. 조건이 좋은 회원일수록 비싸게 소개되고, 상담 내용이 구체적일수록 더 많은 광고비를 받는다. 값나가는 정보는 그 사람의 사정을 많이 담은 정보이고 그래서 내밀하다. 내밀할수록 비싸니 회사는 정보를 하나라도 더 모으려 한다. 듀오는 법적 근거도 없이 주민등록번호까지 받았다. 두 회사 대표가 10월 6일 같은 국정감사장에 서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이는 두 회사만의 사정이 아니다. 메타는 페이스북 이용자에게 돈을 받지 않지만 2025년에 2001억 달러의 매출을 발생시켰다. 이를 하루 평균 이용자 수 35억 8천만 명으로 나누면 메타가 이용자 한 사람의 정보로 1년에 벌어들인 돈은 평균 56달러에 이른다. 이용자는 메타의 서비스 이용 요금을 자신의 개인정보로 치르고 있는 것이다.

2026.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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